드러난 개발의 진상,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결의
- 자격증 공부
2022년 1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약 3개월간의 꾸준한 공부를 통해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남들은 한 달에서 두 달정도 속성으로 공부하여 취득하는 사람도 보였지만, 난 벼락치기 체질이 아니기에 꾸준하게 할 수 밖에 없었다. 매일 2시간씩 꾸준히 하였고 그 시간 만큼은 집중했다. 자격증 공부가 단지 자격증 취득만 목표로 하는게 아닌 기본적인 컴퓨터 지식을 쌓는 기반이 된다고 생각하며 공부하니 꾸준함의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 운이 좋게도 필기와 실기 모두 1번의 시도로 합격했다. 하지만, 시험이 끝나고 다른 공부를 게을리 하고 나태해졌다. 시험 공부습관을 잘 유지하여 다른 공부에도 적용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 첫 프로그래밍 도서 완독
회사에 요청하여 산 책을 읽고 따라서 구현하며 블로그에 정리했다. 자바 언어를 사용하여 웹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며 서블릿, JSP,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에 대한 개념과 배포, MVC 모델, 스프링 프레임워크, 마이바티스 프레임워크, 기본적인 객체지향 코딩 등 학원에서 배우지 못하면서 실무에서 쓰이는 중요한 지식을 얻는 시간이었다.
- 두번째 프로젝트
유통쪽 프로젝트를 마무리 하고 몇 주간의 휴식 후 금융권 프로젝트로 들어가게 됬다. 첫 출근날 프로젝트 사옥 도착하고 1층 로비에서 같은 회사 직원들과 옹기종기 모여 카페에서 첫 인사를 나눴다. 그 중 몇몇 분은 전 프로젝트도 함께 했던 분들이었다. 첫 사무실 인상은 넓디 넓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같은 은행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젝트 였다. 투입이 6월 초중순이었는데 개발 일정은 10월 중순까지 개발이 완료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어짜피 고도화 작업이고 ASIS를 기반으로 화면 디자인만 바꾸면 된다는 말과 숨겨져 보지 못한 수많은 페이지 본수를 간과하였던 터라, 초반 1~2달은 어떤 지옥문이 열릴지 모르고 18시가 되면 칼퇴근을 했다. 내 옆자리 차장님은 꾸준히 늦게까지 야근을 하셨는데, 그 분처럼 했어야 정상이란걸 몰랐다. 같은 파트에 고급 개발자분이 새로 들어왔지만 2주만에 나가며, 나도 얼른 도망가라고 조언했다. 8월이 되고서야 이 고급 개발자분의 말이 와닿기 시작했다. 점점 조여오는 시간에 대한 압박감과 진척도 검사로 인해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계속 출근했다. 하지만 여기까진 지옥의 문턱이었고 본격적 지옥 입성은 '진실의 방'이란 사건이 첫 시작이었다. '진실의 방'이란, 개발자가 개발한 화면을 담당 파트 고객들과 기획자들 앞에서 시연하며 신나게 물어뜯기는 시간이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짧은 기간동안 나온 개발 결과물이 당연히 좋을리가 없고, 기획서도 중간에 개발자에게 통보도 없이 바뀌기 일수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재앙의 끝이 아니었으니, '진실의 방'을 통한 참담한 진실이 드러나고야 만 것이다. 고급 개발자니 잘 할 거라는 착각으로 소스를 검사하지 않았던 수행사측 관리자의 실수가 하필 개발기간이 끝날 때 터져 뒤늦게 조치하려고 해도 너무 늦은 것이다. 이로 인해 쫓겨나거나 도망간 개발자가 5명이었고 페이지 본수로 치면 500개가 넘는 페이지가 재개발 대상이었다. 이 대참사는 당연히 정규직 개발자들의 몫이었지만, 수행사 측은 긴급 난파선 복구팀을 꾸려 간신히 프로젝트의 생명줄을 이어 나갔다. 고객 측 트집으로 인해 계속 바뀌던 공통쪽 기반도 개발 기간 이후에야 잡혀 나갔지만, 공통측 개발자 물갈이는 피할 수 없었다. 12월까지 잡혀있던 프로젝트 일정은 연장되었고 수행사는 회사의 운명을 붙잡고 어떻게든 오픈하려고 노력했다. 난 12월까지 계약기간이었지만 1월 말까지 연장하여 더 갈렸다. 하지만 이 희망이 없는 고통속에서도 누군가는 완벽하게 잘 하는 모습을 보며 어느 환경이던 그 사람 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어려운 극한의 환경이라도 강한 자는 살아남는 것이다. 점점 어려워지는 이 개발 환경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공부하고 독해져야 겠다.
-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개인공부 시작
두 번째 프로젝트에서 사라진 개인시간으로 인해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프로젝트가 끝이 났어도 쉽게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은건 너무 갈려서 지쳤기 때문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공부도 다시 습관을 들여 꾸준히 이겨나가야 겠다. 이왕 하는공부 '해야한다는 압박감'의 공부가 아닌 '발전한다는 성취감'의 공부를 하자.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잘 해나갈지는 지켜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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